Guadalupe 성지 순례

Chairman's Corner

이창재 요셉 부제

오순절 / 성령강림 대축일의 소망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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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2-0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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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오순절 / 성령강림 대축일의 소망



초대 그리스도공동체 처럼, 오순절 아침의 은총으로 충만한 교회를 재건하기 위하여 우리는 우선 중세적인 교계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과 소통하는 오순절 아침의 찬미기도를 전례적으로 재현하고, 각 지역 공동체가 성령 안에서 친교의 삶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창재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시며 ‘성령을 받으라.’ (요한 20, 23) 하셨다. 이것이 4복음서에 나오는 유일한 성령강림의 기사이다. 복음서의 성령강림기사는 너무나 미진하다. 사도행전 2장에 성령강림의 실상이 잘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고별하면서 하느님 아버지께 청하여 성령을 보내 주겠다고 약속하셨다. 사실 제자들은 오순절 이전에는 성령에 대하여 체험적으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40일 동안 제자들을 준비 시켰다. 그리고도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한 자리에 모여서 성령을 기다리라고 하셨다. 제자들은 결국 성령을 체험하신 성모님을 의지하게 되고 성모님을 가운데 모시고 이층방에서 9일 동안 기도한다. 이렇게 9일을 보낸 다음날; 오순절 아침에 드디어 주님이 보내신 성령께서 내려 오셨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tongues as of fire) 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 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 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foreign tongues)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때에 옐루살렘에는 세계각처 에서 온 독실한 유다인들이 있었는데, 그 소리가 나자 무리를 지어 몰려왔다. 그리고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 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듣고 놀라고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사도행전 2, 1-7)
오순절 아침ㅡ하느님 성령을 충만히 받은 제자들의 생애가 새로운 생명으로 전환 되었다. 오순절의 은총이다. 우리도 성령을 받으면 우리의 지난 생애는 성령의 불로 달구어 진다. 우리 삶 가운데 새로운 생명이 활활 타 오른다. 성령의 불은 어떤 시련에도 절대로 꺼지지 않는 불이다. 하느님 성령의 불ㅡ 성령의 시각적 표상이 tongues as of fire이며, 그 청각적 표상이 foreign tongues 이다. 그 동안 교회미술는 성령의 표상으로 비들기를 사용하였으나 이는 바람처럼 보이지 않는 성령이 내려오는 동태를 표상하는 것이다.

오순절 아침ㅡ 성령의 역사는 tongues 과 같은 불꽃이다. tongues 과 같은 성령의 불꽃과 함께 하느님과 소통하는 제자들의 tongues 소리가 동반한다. 어떤이들는 성령 안에서의 소통를 표상하는 이런 tongues 소리에 민감한데, 2000년전에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오순절 아침에 제자들이 성령충만 으로 주님을 찬미하는 tongues 소리를 듣고 모두 놀라워 했다. 이를 보고 그들 가운데 더러는 새 포도주 에 취했군, 하며 비웃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 2, 13)
바로, 그때에 베드로사도가 열한사도와 함께 일어나 큰 소리로 오순절 설교를 통하여 부활하신 주님, 하느님의 아들을 증거하였다. 그 자리에서 베드로사도의 오순절 설교를 듣고, 주 예수 그리스도께 회두 하여 세례를 받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3천명이나 되었다. (사도행전 2, 14-41)

이렇게 형성된 첫 신자 공동체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이 공동체는 부족함이 없이 풍성하였으니,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 (사도행전 2, 42-47)
이렇게 그리스도인 공동체 - 초대교회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래서 우리는 오순절을 그리스도 교회의 생일이라 하는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기사가 복음서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오순절을 재현할 것인가ㅡ 오순절의 재현은 tongues 의 재현이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 보건대, 유감스럽게 교회는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점차 tongues 을 경시함과 더불어 오순절 아침의 은총은 쇠진되고, 성직자 중심의 교권이 중시되었던 것이다. 장차 다시 오순절 아침의 은총으로 충만한 교회를 재건하기 위하여 우리는 우선 중세적인 교계제도를 혁신하고, 하느님과 소통하는 tongues -찬미기도를 전례적으로 실현하고, 초대 공동체 처럼 각 공동체가 성령 안에서 친교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 주님이여 우리 심령에 성령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 Alleluia! Alleluia!